2023년도 계묘년의 시작을 알리는 덕담을 주고받은 지도 벌써 한 달 반이나 지나갔습니다. 이곳은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없을 만큼의 더위가 항상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연일 기록적인 고국의 최강 한파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다들 무고한지요?
저는 2번째 학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인도네시아어 사용은 많이 편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 공부는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인도네시아어 선생님들은 학생들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학교에서 원하는 수준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험과 숙제를 정말 끝없이 줍니다.
기본적인 생활인 먹고, 자고,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책상에서 공부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고 있노라면 내가 선교사로 왔는지, 공부하기 위해 왔는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지냅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이곳에 온 목적과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기도하며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만남의 주인이신 분
이곳에 온 목적과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만남’입니다.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오.”라는 로마서 말씀처럼 복음을 전하기 위한 만남이 제가 이곳에 온 목적이자 저의 신분을 말해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포교 활동은 인도네시아 법이 금하는 불법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신분을 감추고 제가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만나는 인도네시아 사람마다 묻습니다. “왜 좋은 한국에서 편히 살 수 있는데, 덥고 벌레 많고 힘든 환경인 이곳에 왔어요?” 그러면 저는 “젊은 날에 꿈꾸었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어요.”라는 말로 대답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남의 주인이 되어 달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기도하며 만난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작년 학기가 시작할 무렵 우연히 학생 식당에서 만난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여 제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학생입니다. 그 친구는 저에게 한국어를 배우기를 원했고, 저는 그 친구에게 인도네시아어를 배우기를 원했습니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 일주일 한 번씩 만나게 되었고 함께 만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모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함께 만나는 친구 중 2명을 제외하면 모두 무슬림입니다. 가끔은 종교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물어봅니다. 정말 그렇게 친절하고 상냥하던 아이들의 태도가 순간적으로 바뀌는 것을 느낍니다.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이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친구들과 만남을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습니다. 그 배움 중의 하나는 “어떻게 이곳에서 부르심의 합당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실제라는 해답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곳에서 만나는 모든 만남의 주인이 하나님이셔야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게 하심도, 서로 친구로서 그 만남을 지속하게 하심도, 그리고 그 만남의 결과가 복음의 열매가 되게 하심도 다 하나님이 주인이실 때 가능한 것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기도해주세요.
1. 만남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이곳에 온 목적과 사명을 잊지 않도록
2. 함께 모임을 하는 인도네시아 청년들을 위하여
3. 하라빤인다 신학교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게 하사 학생을 보내 주시도록
4. 현지 사역자들에게 건강을 허락하사 복음의 진보가 있도록
5. 하나님께서 지혜와 체력을 주사 언어의 진보와 발전이 있도록
6. 떨어져 있는가족을 위하여
2023년 2월 15일 최 도마 드림
- 사진은 보안상 문제로 흐림 처리가 되었습니다. 이해부탁 드립니다.
- 현지 보안 문제로 앞으로는 가명을 사용합니다. - 기도편지를 인터넷 상에 올리지 말아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 카톡으로 기도편지 링크를 주고 받는 것은 가능합니다.
- 연말 정산을 위해 기부금 영수증이 필요한 분들은 미션펀드를 통해 후원해 주세요. - - 후원자 이름을 비공개로 신청해도 행정 관리팀에게 전달 됩니다. 비공개로 설정하시길 권면 드립니다.-